코로나 혹한기에 '제2의 창업' 대박… 하나투어 확 바꾼 IMM PE [PEF 밸류업 사례탐구]

입력 2024-04-04 14:22   수정 2024-04-05 09:00

마켓인사이트 4월 4일 오후 2시 22분

하나투어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IMM PE가 2019년 12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하나투어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밝힌 지 한 달여 만에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때부터 하나투어는 끝없이 추락했다. 2020년부터 3년간 내리 적자를 냈다. 2021년 매출은 2018년과 비교해 20분의 1로 급감했다. 예상치 못한 감염병의 창궐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1세대 토종 PEF 운용사 IMM PE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몸집 줄이고, 온라인 전환 속도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지만 IMM PE는 좌절하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송인준 IMM PE 사장은 이 기간을 하나투어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나투어의 '제2의 창업' 프로젝트가 시작된 배경이다.

IMM PE는 우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M면세점과 마크호텔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들을 정리했다. 세계 각국에 우후죽순 설립했던 해외법인도 대거 청산했다.

몸집을 줄인 뒤엔 온라인 전환에 속도를 냈다. 1993년 설립된 하나투어는 국내 1위 여행사였지만 온라인 경쟁력에선 경쟁사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에 빼앗긴 2030 젊은 고객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온라인 경쟁력 강화는 반드시 필요했다. IMM PE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의 UI를 개선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채팅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도 열었다.

여행사로서 근본적인 여행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공을 들였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하나투어는 '3무(無)' 여행 패키지 상품인 '하나팩 2.0'을 선보였다. 기존 패키지 상품의 관행을 깨고, '노쇼핑, 노팁, 노옵션'을 원칙으로 하는 패키지 상품이다. 패키지 여행에서 단점을 제거하자 고객들은 열광했다. 하나팩 2.0은 지난해 하나투어 전체 거래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 됐다.
코로나 끝나자마자 역대급 실적
3년간의 혹한기 동안 IMM PE가 물밑에서 부단히 노력한 결과는 코로나19가 수그러든 지난해 곧장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41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340억원을 기록했다. 3년간의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과가 더 돋보인다. 지난해 하나투어를 통해 여행한 고객 수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영업이익은 다섯 배 늘어나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일곱 배 급증했다. 순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IMM PE는 올해 여행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하나투어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M PE 관계자는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정말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다"며 "사업이 탄탄대로였다면 미루고 미뤘을 작업을 집중적으로 해내 회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낸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를 인수한 지 4년이 지난 IMM PE는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보유한 지분 16.68%와 창업자인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지분율 6.53%), 공동창업자인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4.48%)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을 합한 총 27.78%다.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초기 단계임에도 국내외 대형 PEF 운용사와 여행업체 등 잠재적 원매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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